나는 오늘 살아서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

출근하는 길. 옆에서 갑자기 뿌드득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난다. 잠깐 고개 돌려 봤더니 아주머니가 차를 끌고 인도에서 내려오다가 앞바퀴가 툭 떨어지면서 차 바닥이 인도턱에 닿았는데 그 순간에 전진해서 차 바닥으로 인도턱을 박살내놨다. 이건 일상다반사.

사당 넘어 가는 길에 택시 하나가 자꾸 추월한다. 이 아저씨는 레이서 기질이 다분하거나 아니면 성격이 더럽거나 여튼 자기가 몰고 있는 차가 어느 정도 크기인지에 대해 도가 튼 사람이다. 뒷차에게 추월 당하지 않을 만큼의 애매한 간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추월 안 당하는데 이 아저씨는 옆 차선에 바퀴 하나 집어 넣고 나랑 10여 센티미터 차이의 간격으로 추월을 한다. 깔끔하게 2번 당했다. 첫번째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2번째는 짜증이 좀 났다. 당신 그래서 나보다 빨리 가긴 하는거야?

남태령을 넘어가는데 군부대 앞 신호등에서 빡~ 소리가 났다. 신호바뀌면서 정차한 무쏘를 뒤에서 달려오던 산타페 아저씨가 그냥 들이받았다. 무쏘는 한 3미터 정도 날라갔고 산타페는 앞바퀴까지 차가 접힌 듯하다. 산타페 운전자아저씨는 깜짝 놀라 운전대만 잡고 있다. 두손으로 곱게 운전대를 잡고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두 눈만 똥그래진 산타페 운전자. 무슨 생각을 할까?

점심먹고 돌아오는 길에 아가씨가 모는 아반떼가 중앙차선 넘어서 돌진해왔다. 마침 우리 차 운전자도 온도조절한다고 고개를 돌렸던 찰나여서 우린 탐사 못가고 병원갈 뻔 했다. 사고는 피했다고 하지만 아가씨는 놀래서 그 자리에 서서 한숨 돌리는 모양이다. 이 아가씨 간 큰 레이서는 못되는 듯하고 그렇다면 자기 차가 어느 속도로 가고 있는지 자기가 지금 차를 몰고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에 대한 감이 없는 운전자라는 이야긴데… 거긴 그렇게 때려 밟는 곳이 못된다.

자전거타는 일에 익숙해져있다고 느끼기 시작한 어느 때 쯤해서 “나는 오늘 살아서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람들 정말 운전 못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운전 중에 다른 일도 한다. TV보는 운전자. 주행 중에도 옆 사람에게 얼굴 돌리고 이야기하는 운전자. 종종 술먹고 운전하는 운전자도 있다. 난폭하면서 빠른 운전자도 있지만 난폭하기만 할뿐 빨리 가지 못하는 운전자도 있다.

나보다 7년을 먼저 자전거타기 시작한 친구가 나에게 자전거를 7년 탔더니 사고가 나고 싶어도 나지 않게 되더라라는 이야기를 했다. 나도 이제 겨우 내 앞에 앞에 앞에 있는 운전자가 무슨 짓을 하는지 정도를 알아 맞추는 능력이 생겼을 뿐이다. 10번중에 8번은 정확하게 맞춘다. 문제는 나머지 두번때문에 한방에 훅~ 갈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겹겠지만 다들 운전연습 좀 열심히 하세요. 파이팅.

참고. 본문의 운전 못한다는 추상적인 표현입니다. 운전을 잘한다는 것이 남들보다 빨리 가는 걸 말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하여간 그게 뭔지 아직 몰라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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